다음 글은 오스트리아 신문 Kronen Zeitung 에 실렸던, 슈타이어마르크 주에 사는
베른트 마쓰펠더씨의 글이라고 한다.
그 날은 크리스마스전 마지막 주의 아주 추운날이었다.
사람들은 구매열에 흠뻑 빠져 가득 가득 찬 카트를 끌고 그들의 자동차를 향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쇼핑센타 주차장위로 눈의 냄새를 실은 매서운 북풍이 휘몰아쳤다.
나는 우리 개 베치와 함께 바람을 막아주는 입구에서, 과자를 굽기위해
필요한 몇가지를 사러간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다.
베치는 내 옆에 웅크리고 앉아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로부터 대각선상에는 현관의 지붕을 받치는 기둥이 있었고,
그곳에선 한 젊은이가 낡고 작은 담요를 바닥에 깔고
오카리나(달걀모양의 도토로 만든 관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낯설었지만 매우 아름다웠고 크리스마스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가끔 몇개의 동전들이 그의 옆에 있는 낡은 모자안에 던져졌다.
대부분 작은 동전들이었다.
하지만 그는 동전을 넣는 모든 사람들에게 미소가 담긴 얼굴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나는 기둥에 세워진 협장으로 그의 다리가 성치 않다는것과
그의 한쪽눈이 멀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나는 그의 연주에 잠긴채 자켓주머니를 더듬어 동전을 찾았다.
2유러짜리 동전을 찾은 나는 베치와 함께 그에게로 다가가 동전을 집어 넣었다.
그는 연주를 잠깐 멈추고 나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손가락 끝을 자른 장갑 사이로 새파랗게 얼은 손가락이 나와 있었다.
그 광경은 내 마음을 아프게했다.
다시 바람을 막아주는 입구에 선 나는 이웃사람들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저토록 젊은 사람이 부유함을 본다면 무엇을 느낄것이며,
앞으로 그의 미래는 어떻게 될것인가..?
더 나은 인생을 위한 기회가 한번이라도 그에게 주어질것인가..?
답답한 느낌과 슬픔이 나를 엄습해왔다.
그때 베치가 생각에 잠긴 나를 깨웠다.
간식을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나의 작은 장난꾸러기를 잘 알기에 늘 무엇인가를 가지고 다녔다.
오늘은 그가 특별히 좋아하는 개과자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얌전하게 뒷다리로 섰고 나는 한 조각을 주었다.
그는 과자를 입에 받아 물었으나 그것을 먹지않았다.
왜 그러는거지??
베치는 구걸인을 쳐다보고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 다음에 생기는 일을 믿을수가 없었다.
그는 머리를 숙인채 총총히 젊은이에게 다가가 그의 모자 앞에 앉았다.
그리고는 머리를 숙여 과자를 조심스럽게 모자안에 넣었다.
순간 나는 온 몸이 마비되어 있었다.
그를 지켜본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젊은이는 연주를 멈추었고, 나는 그가 베치를 바라보는동안 한쪽의 건강한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것을 알수 있었다.
그는 두손을 가슴위에 접은채 상체를 구부리고 말했다.
" 착한 개로구나 "
많은 사람들이 걸음을 멈춘채 그들의 자동차로 가는것을 잊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와서 개에게 가르쳐주었는지 물었고
나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베치는 좋은 관찰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사람들이 지갑을 꺼냈고 젊은이의 모자안에 지폐들이 팔락거리며 들어갔다.
젊은이는 한동안 연주를 멈추고 수염이 까칠한 볼위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베치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작은 개가 사람들의 마음과 지갑을 열어 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것이었다.
아내가 왔을때 나는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는 상점에서 벌써 사람들의 무리를 보았고 무슨일인지 놀라워 했었다고 했다.
끝까지 들은 그녀 역시 말문을 잃고 있었다.
이 모두를 역시 지켜보고 있었던 한 남자가 우리에게 말을 건넸다.
" 당신들의 개는 아주 특별합니다.
개들의 천국이 있다면 그는 오늘 벌써 천국으로의 티켓을 받은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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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키우다 보면 감동적인 일을 많이 겪게 된다.
아주 사소한 일부터 기적에 가까운 일까지.......